지난 8월 28일(수)부터 9월 8일(일) 12일간 세계 169개국 4,567명이 참가한 2024 파리 패럴림픽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우리나라는 보치아를 비롯한 사격, 탁구 등 17개 종목에서 임원 94명, 선수 83명이 참가해, 금메달 6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4개로 22위의 성적을 거뒀다.
당초 금메달 5개를 목표로 했으나, 금메달 6개로 당초 목표를 초과했음은 물론 보치아에서는 88서울 올림픽부터 시작해 패럴림픽 10연속 금메달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특히, 사격에서는 박진호(강릉시청) 선수가 대회 2관왕에 오르면서 대회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성적과 대기록을 세웠음에도 가슴 한켠에 남는 씁쓸함은 어쩔 수 없다.
양궁 여자 단체의 10연속 금메달이라는 대기록은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며칠 동안 언론에 계속 회자되었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출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국민은 사격 김예지 선수와 탁구 신유빈 선수의 행보에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정호원 보치아 선수 - 대한장애인체육회>
하지만 패럴림픽은 경기 후 저녁 또는 다음날 아침 뉴스 경기 결과 보도이외는 별다른 언급도 없으며, 패럴림픽 폐막 이후에도 선수단 해단식 소식이 잠깐 언급될 뿐이었다.
우리의 기억 속에 여자 양궁 단체전 10연패의 우승 주역인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 선수는 있어도 패럴림픽 10연속 금메달의 주인공인 정호원(강원도청, 스포츠 등급 BC3) 선수는 기억에 없다. 아니 이름조차 들어 본적이 없는 국민이 대다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애인 선수가 설 자리가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실업팀도 많이 없으며, 운동을 하는 선수들이 해당 종목을 할 수 있는 경기장 또는 운동 공간조차 많지 않다.
장애인 스포츠 종목은 일반 종목에 비해 특수한 시설을 갖춰야한다.
골볼의 경우 고정된 9m 폭의 골대가 필요하며, 장애인 탁구대 역시 일반 탁구대와는 구조가 조금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각 지자체의 지원이 절대적이며, 그런 지원을 통해 장애인 선수들이 안전하고 지속적인 훈련이 가능하다.
장애인 선수의 생명은 길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보치아의 정호원 선수의 경우도 패럴림픽 4회 금메달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일부 종목의 선수들 역시 오랜 시간 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
그런데 여기서 한번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과연 선수 생명이 길다고 해서 그것이 선수들 또는 해당 종목 관계자들에게 좋은 일일까?
그렇지 않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이는 그 만큼 종목별 선수층이 얇다고 볼 수 있으며 결국 이러한 이유로 세대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애인체육은 일반 전문 선수와는 달리 변변한 실업팀도 거의 없다. 있다고 하더라도 전문 체육 실업팀에 비해 지원이 상당히 부족하다.
이러한 이유로 장애인 선수는 운동에 전념하기 힘들고 생계를 유지하며 운동을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언급했듯이 지자체 및 관련 단체의 지원이 절대적임에도 아직 장애인 선수에 대한 지원은 일반 선수들의 그것보다 부족하다.
물론 지자체의 발전 과정에서 예산 부족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조례 등의 명분을 갖춰 간다면 장애인 선수들도 빠른 세대교체와 함께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원에는 명분이 있어야한다.
김포시는 지난 2009년 전국 최초로 지자체 조례에 의해 장애인체육회를 창립하고, 장애인생활체육교실 운영, 김포시장애인체육대회, 보치아대회, 장애 유소년 선수 지원 등 다양한 장애인 체육 활동을 전개하며 관내 장애인들의 체육 활동을 지원했다.
이는 조례에 의해 지원 가능한 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는 불편할 뿐, 불가능의 이유는 아니다. 대부분 장애를 가진 사람은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그것이 불가능의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다. 오히려 그 불편함을 극복하여 세상과 당당히 맞서는 그들은 삶의 모범이 되며, 절망의 끝에 있는 누군가에게 용기가 된다.
명분있는 지원과 국민의 관심 속에 장애인 체육이 발전되길 바라며, 2028년 LA 패럴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대한민국 국위선양에 앞장서는 우리 장애인 선수단이 되길 기대해 본다.
댓글 달기 WYSIWYG 사용